- 금남호남정맥 수분재에서 오계치까지 걸었습니다.
- 2022년 12월 29일(목) 소월산악회. 수분재-신무산-자고개-합미성-팔공산-서구이재-천상데미정(깃대봉)-오계치-와룡휴양림 코스 입니다. 산행거리 총 16.2키로 구간 입니다.
- 금남호남정맥 산행을 소월 산악회를 통해 다녀 왔습니다. 2022년 마지막 연차휴가를 사용해서 산행을 다녀 옵니다. 지난주와 금주 중 약 2주간에 걸친 호남지역의 많은 눈 소식으로 기대반 설렘반 산행을 준비 합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 주중에는 아침밥을 주지 않는 사실을 알고, 아침 편의점에서 구입한 김밥과 휴게소 어묵 하나로 아침을 해결 합니다. 준비를 한했으면 큰일 날뻔 했습니다. 다행히 간단하게나마 요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 수분재까지 가는 도중에도 장수군 주변 산들에 눈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큰 준비없이 산행을 시작 합니다. 수분재에서 보니 많은 눈이 쌓여 있습니다. 마을길을 이동하면서 엄청난 눈에 깜짝 놀랍니다. 일단 스틱만 챙기고 산행을 시작 합니다. 마을을 벗어나면서 바로 등로로 이동하지만 눈이 엄청나게 쌓여 있습니다.
- 선두를 시작한 3분을 따라 뒤에서 이동 합니다. 선두 분들은 거의 산행 고수들 입니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뒤따라 이동 합니다. 눈길을 헤쳐 올라가는 오르막 구간에서 힘이 들기 시작 합니다. 아직 아이젠과 스패치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길어지고, 산행하는 속도가 늦어지기 시작 합니다.
- 한시간 이상을 힘껏 올라가지만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눈발에 미끄럽고, 먼저 산행한 사람들의 흔적이 없어 오늘 우리팀이 처음 입니다. 선두가 눈길을 헤쳐 나가는 길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생각보다 훨씬 눈이 많이 쌓였습니다. 이동하기가 어려울 지경 입니다. 중간에 쉬면서 장비를 착용할 장소가 보이지 않습니다.
- 일단, 신무산 정상까지 한시간 이상 이동합니다. 정상석이 바뀌었고, 새롭게 정비를 한 모양 입니다. 한컷하고, 아이젠은 착용 합니다. 하지만 스패치를 착용하지 않은 불상사가 나중에 나타납니다. 점점 눈길이 험하고, 눈 쌓인 양이 많아 신발과 양말 그리고, 바지단을 통해 눈이 살속으로 파고 들기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눈 산행을 제대로 경험 합니다. 지금까지 눈산행중 가장 많은 눈길을 헤쳐나가고, 가장 힘든 산행을 하는 중 입니다.
- 겨우겨우 이동하면서 자고개까지 이동합니다. 2팀은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 했습니다. 1팀 선두 3명은 벌써 앞서나가고, 후미 그룹인 나를 포함한 3명이 뒤에서 따라 이동 중 입니다. 잠시 휴식하고, 많많치 않은 1시간 30분의 4키로 구간을 뒤돌아 봅니다. 점점 힘들어 질거란 생각을 전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곳 자고개에서 합미성을 거쳐 팔공산을 오르는 구간이 정말 힘들 었습니다.
- 오르마 구간의 힘든점은 말할 것도 없이, 눈길의 깊은 어려움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눈이 쌓인 양이 점점 많아지고, 깊이가 더욱 깊어지는 기분 입니다. 정말 4시간 내내 이런 눈쌓인 길을 이동하는 것은 처음 입니다. 이제는 바지를 통해 눈이 점덤 살속으로 파고 들고 있습니다. 양말과 등산화도 점점 젖어가는 느낌 입니다. 어떻게 손쓸 틈이 없습니다.
- 합미성을 지나는 길에 잠깐 한컷 사진을 남기고, 다시 팔공산 정상까지 아주 어렵고 힘든 오르막 구간을 힘들게 눈길을 헤치며 올라 갑니다. 입에서 단내가 납니다. 배도 고프고, 허기도 집니다. 오늘 이런 산행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눈이 많이 왔다는 것은 들었지만, 어느정도 사람들의 발길에 의해 눈길이 다져졌다고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눈이 오고 난 이후 첫 산행객 이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눈으로 감히 등산을 엄두도 하지 못했나 봅니다.
- 이렇게 힘든 눈산행은 처음 경험 입니다. 정말 힘듭니다. 산행 속도도 나지 않고, 발은 젖었고, 눈길을 헤쳐나가는 길은 힘들고, 산행 거리는 줄어들지 않고, 날은 서서히 추워지고, 참으로 난관 입니다. 어렵게 팔공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힘들었지만 이곳에서 보는 조망은 일품 입니다. 눈 덮이 주변 능선들이 기묘 합니다. 묘한 느낌이 드는 광경 입니다. 시원하면서도 익숙한 풍경에 기분까지 좋아 집니다.
- 힘들지만, 일단 이곳에서 준비한 바나나와 떡하나로 점심을 대신 합니다. 그래도 조금 기운이 납니다. 이곳에서라도 스패치를 장착해야 했는데 그냥 패스해 버립니다. 그래서 더욱 힘들게 산행을 이어 나갑니다. 눈길이 조금은 얕아질거란 혼자만의 생각이 힘든 산행을 이어 가게 됩니다. 전혀 눈길이 약해지지 않고, 오히려 진행 할수록 더욱 깊어지는 눈길 입니다. 참으로 대단한 눈산행을 맞이 합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 서구리재까지 하강길을 치고 내려왔지만, 다시 데미정까지 오르막 구간을 이동해야 합니다. 이제 힘도 빠지고, 발도 점점 시려오고, 완전히 양말까지 다 젖어 감각이 무뎌지기 시작 합니다. 이런 산행도 난생 처음 경험 합니다. 정말 조금 더 추운날 이라면 동상이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기온이 많이 내려가지는 않아 발가락을 움직일만 합니다. 내리막 길은 이제 감각도 없어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가기 보다는 그냥 미끄러지듯이 눈길을 헤치며 지나 갑니다. 점점 눈에 대한 감각이 없어집니다.
- 이제는 발이 시린지도, 젖는지도 별 상관이 없습니다. 함께 이동하는 일행들도 그냥 눈길을 치고 나갑니다. 데미정에 도착하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습니다. 점점 마음이 급해지고,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니 빨리 하산하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함께한 동료들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일단 오계치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무조건 와룡휴양림으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삿갓봉과 시루봉을 다녀올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자신이 없습니다.
- 다행히 앞서간 선두 일행들이 길을 헤쳐나간 흔적을 따라 이동하니 길을 잃고 헤메는 일은 없습니다. 발이 점점 무거워지고, 눈에 대한 감각도 없어지고, 그냥 눈길을 헤쳐가며 빨리 하산하는 생각뿐 입니다. 하강길에 점점 속도가 나기 시작 합니다. 그냥 눈길을 헤치며 내려오니 속도가 빨라 집니다. 발이 젖는것은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 그래도 다행히 와룡휴양림으로 모두 무사하게 하산 합니다. 앞서간 선두 일행도 무리한 일정을 포기하고, 오계치에서 바로 하산을 했습니다. 우리들 2팀도 발자국을 따라 빨리 와룡 휴양림으로 하산 합니다. 버스에서 준비한 뜨건한 김치찌개와 막걸리로 피로를 풀어 봅니다. 빨리 신발을 벗고 발을 말립니다. 다행히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 등산한지 6년 정도 되었지만, 눈길을 이렇게 오랜시간 산행한 경험은 처음 입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산행 입니다. 특히, 겨울철 눈산행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하는 경험을 얻었습니다. 힘들었지만, 추억에 남는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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