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3월 산행 도중 오른쪽 무릎 바깥쪽 통증을 인해 등산을 잠정 포기해야 만 했었다. 지난 2년간 주말 산행은 내 삶의 활력소가 되었었다. 돌이켜보면 2021년부터 시작된 변화는 우선 회사 생활에서 크게 바뀌었고, 머리속은 다양한 생각들이 조각조각 펼쳐지면서 한동안 깊은 고뇌에 빠지게 되었다. 변화를 감내하느냐? 새로운 선택을 하느냐? 하는 갈림길에서 무작정 산을 찾았고, 걷고 또 걸으면서 많은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 약 3주일간의 긴 휴가 기간을 지나면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그것은 힘든 산행의 결과였고, 다시 즐거운 삶을 이어가는데 중요한 터닝 포인터가 되었다. 주중이면 업무에 매진하고, 다시 주말이 다가오면 대전의 산행 카페를 찾아 각종 산행 정보를 얻고, 주말 산행을 준비하고, 즐겁게 주말 산행을 하면서 행복함을 되찾는 날들이 이어졌다. 즐겁고 행복했다. 100대 명산을 다시 완등하고, 백두대간을 걸으면서, 밝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었다.
- 어느덧 2년의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주말 산행은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좋은 산행 친구들을 사귀었고, 함께 산행을 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마음속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미래의 행복을 그리면서 즐겁게 생활하던 중, 3년이 되는 올 봄에는 다시 회사에서 재기의 기회를 주었고, 새로운 업무를 맡으면서 걱정과 설렘을 함께하며 변화를 이어가던 중 무릎부상이 재발 하였다.
-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등산을 하지 못하는 주말은 왠지모를 무력감과 우울감이 덮쳐왔다. 두어번 혹시 모를 변수가 있길 바라면서 가볍게 산행을 해 보았지만, 역시 하산길에 무릎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병원을 찾았고, 의사 선생님이 '이제는 등산을 포기하고, 걷기를 추천한다'는 말에 왠지모를 허망함이 몰려왔다. 그리고나서 두어달을 주말에 집에서 소파와 함께했다. 특별한 이유없이 무력감이 증가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 지난주 2년간의 산행 동무였던 법안님의 안부전화와 가볍게 계룡산을 다녀오자는 제의를 받고, 망설였지만 함께 약속을 하고야 말았다. 이전에 법안님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고, 인터넷과 동호회원들을 통해 전해들은 '무릎 스쿼트 3분' 운동이 무릎 통증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퇴근 후 틈틈히 근력 운동을 병행했었디. 그리고, 함께하는 산행 약속이 있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말 계룡산 산행을 함께 했다. 대장님과 3명이 함께하는 산행 이었다.
- 반석역에서 법안님 차를 타고, 계룡산 지석골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걱정반 기대반으로 비가 온 후의 계룡산 산행을 시작한다. 전날에 쏟아진 장맛비가 골짜기의 계곡을 휘몰아 치고 있었다. 무리하지 않게 천천히 산행을 이어간다. 조망은 하나도 없는 곰탕이다. 발밑만 바라보고, 무작정 앞선 두명을 따라 힘겹게 산행을 이어간다.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지석골 산행 코스다.
- 장군봉 삼거리에서 한번 쉬어간다. 다시 남매탑까지 이동하고 쉬어간다. 다시 삼불봉까지 올라가고 쉬어간다. 잠시 고민하다 관음봉까지 가보기로 한다. 두어번 미끄럼을 탄다. 관음봉에서 쉬어간다. 이제는 하산길이다. 지금부터가 고비이다. 조심스럽게 무릎 상태를 체크하면서 하산한다. 다행히 통증이 없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긴장하면서 은선폭포까지 내려간다. 통증이 없다. 은선폭포 두갈래 물줄기가 오랜만에 시원한 폭포의 형태를 갖추고 쏟아져 내린다. 비로소 함께한 두분께 무릎 통증이 없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본다. 모두들 다행스럽고 기쁜 표정으로 반겨준다.
- 조심스럽게 동학사까지 하산한다. 역시 무릎 통증이 없다. 와우!! 기쁨의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한번 쉬어가면서 주차한 지석골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오랜만의 산행이었고, 무릎 통증이 없는 산행을 했다. 다시 등산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만족과 행복감을 느낀다.
- 차로 이동해 유성 시장에 있는 '촌돼지찌개' 식당에서 두루치기와 소맥을 두어잔 마신다. 함께한 산우들께 고마움과 그동안의 심정을 이야기 했다. 걱정과 번뇌의 시간들 그리고, 오늘 산행... 그리고, 다시 만날수 있고, 산행을 할수 있고, 소주한잔 기울일 수 있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되찾을 수 있게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 산행한담을 기록하기로 한다. 계룡산 산신령님의 도력인지, 법안님의 기도인지, 스쿼트의 효과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기쁜 마음으로 다시 등산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행복한 하루다. 다시 등산을 할 수 있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소중한 기록을 이어갈 수 있기를 소원한다. 이런 시간들이 다시 이어질 수 있기를 산신령님께 간절하게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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