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은 등산인의 꿈이다

(백두대간 25) 구룡령-조침령 구간(북진)

자유인(남상) 2023. 1. 29. 19:13

- 백두대간 구룡령에서 조침령 구간을 다녀 왔습니다.

- 블랙야크 백두대간 인증 산행 25번째 산행 입니다.

- 2023년 1월 28일(토) 산타라 산악회. 구룡령-갈전곡봉-왕승골 삼거리-연가리골 삼거리-쇠나드리 안부-조침령-진동 삼거리 코스 22키로 구간 입니다.

 

- 백두대간 산행 중 쉬운 구간이 한 코스도 없듯이, 이번 구룡령에서 조침령 구간은 아마도 최악의 조건에서 가장 힘든 백두대간 코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21키로 구간을 눈이 쌓인 코스를 지나는 산행은 엄청난 체력과 난이도를 자랑하는 코스 입니다.

- 2주전에 온 눈이 쌓여 있었고, 아무도 지나지 않은 길을 처음으로 내뒤디며 걷는 산행은 보통 산행보다 2-3배는 더욱 힘든 산행 이었습니다. 모래밭을 지나는 정도의 강도와 이런 모래밭은 오르락 내리락하는 코스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될 듯 합니다. 첫번째로 산행을 리더하는 산대장님의 체력과 러셀을 하면서 지나가는 첫발걸음은 뒤따르는 우리들보다 또 2-3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참으로 대단한 분입니다.

- 초반 산행 속도는 1시간에 겨우 2키로 정도를 치고나가는 속도 입니다. 2시간을 지나는 곳에서 거리를 측정하니 겨우 4키로를 왔습니다. 문득 아찔한 생각이 들어 대장님께 오늘 눈 산행 속도가 생각보다 더뎌, 혹시 모를 중간 탈출로까지 염두에 두어야 하지 않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대장님은 여러가지 상황을 머리속에 넣고 계섰을 겁니다.

- 산행 코스는 크게 험하지는 않았지만, 눈길을 헤치며 지나가는 산행은 엄청난 체력과 정신적인 어려움을 동시에 몰고 왔습니다. 워낙 속도가 나지 않고, 진행 속도가 느리니 혹시 모를 해가 지고난 이후의 야간 산행과 여러가지 어려운 경우의 수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난감하지만, 대장님과 함께하는 동료들을 믿고 진행하는 수 밖에 다른 묘수가 없습니다.

- 지난번 산행이 폭설로 취소된 이후라 거의 한달만에 하는 대간 산행입니다. 긴장도 되고, 오랜만에 재개하는 산행에 대한 부담과 체력적인 걱정, 그리고 눈길 산행까지 모든 조건이 평소와는 아주 다른 상황 입니다. 기온도 꽤나 하강한 날이라 여러가지 제반 조건들은 나쁜 상황 입니다. 묵묵히 대장님을 따라 산행을 시작 합니다.

- 갈전곡봉까지 약 4키로 구간을 올랐고, 이후는 능선 구간이라 다소 부담은 덜었지만, 계속되는 눈길 산행은 체력적인 부담으로 다가 옵니다. 아이젠과 스패치를 신었고, 체력적인 소모가 많은 산행 입니다. 5시간 산행을 한후 점심을 먹습니다. 완전 체력이 방전 입니다. 제대로된 휴식처도 없이 눈에 않아 준비한 발열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 합니다. 너무 추워 준비한 파카를 입고 겨우 바람을 피해 봅니다. 

-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눈산행의 어려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산행 초보들이나,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이런 조건에서 산행을 한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지나갑니다. 시간이 늦어지는 산행속도와 일몰후의 위험성, 그리고 혹시 모를 체력과 바람으로 인한 어려움, 눈길에서의 조난 등 수많은 어려운 상황들이 머리속을 떠돌고 있습니다. 겨울 눈산행은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 봅니다.

- 10키로 지점을 통과하고, 다시 20키로 지점을 향해 한발한발 내뒤뎌 보지만 정말 어려운 산행 입니다. 허벅지와 무릎에 신호가 옵니다.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합니다. 쉽지 않은 산행 입니다. 함께하는 동료들과 그래도 힘을 내 봅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도 이겨내야 인생을 이겨낼수 있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힘을 내 봅니다.

- 점점 힘이 빠지고, 체력적인 한계가 다가 옵니다. 날도 점점 어두워 집니다. 오후 5시가 넘어가면서 이제 18키로 구간을 지나 갑니다. 약 3키로가 남았는데 서서히 어둠이 내려않기 시작 합니다. 다행히 선두에서 지나간 대장님의 흔적을 따라 눈길을 따라 갑니다. 생각보다 어둠도 길어졌습니다. 1월 하순이라 6시가 조금 넘어서도 완전히 해가 지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 입니다.

- 마침내 조침령 들머리 입구에 도착 합니다. 우측으로 300미터를 이동해야 조침령 표지석에 도착 합니다. 하지만 어둠이 내려않아 표지석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어두워 집니다. 인증을 받기 어려운 상황 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입니다. 다시 뒤로 빽해서 조침령 들머리를 지나치고, 버스가 주차한 곳까지 약 1,5키로를 다시 내려 갑니다. 여기부터는 완전히 어두워져 핸드폰 플래쉬를 켜고 천천히 이동 합니다. 비로소 버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 깊고 깊은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옵니다. 살아와서 다행 입니다. 기사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눕니다. 참으로 어려운 산행 이었습니다. 완전히 어둠이 내려 않았고, 나머지 동료들을 기다리면서 거의 7시가 되어서야 모든 회원들이 버스에 도착 합니다. 이런 산행도 있습니다.

- 오늘 대간 산행은 많은 첫 경험을 기억하게 해 줍니다. 새벽 2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버스를 타고 구룡령으로 거의 4시간 이동 합니다. 산행을 거의 11시간 진행 합니다. 저녁을 먹고 다시 버스로 4시간을 달려 대전에 도착 합니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하고 잠자리에 듭니다. 거의 24시간을 산행을 위해 달려온 하루 입니다.

- 힘들고 어려운 눈길 산행이었고, 위험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경험하였고, 힘을 내고 용기를 얻어 일상 생활에 다시 적용해 봅니다. 역시 산행과 삶의 여정은 비슷합니다. 잠시 힘들었고, 새로운 변화를 맞은 회사 생활을 다시 리셋해 봅니다. 힘든 겨울 눈산행의 어려움을 딛고, 삶의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저!! 감사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