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여정이 쉽지 않다. 부동산, 주식, 연금, 채권 등등 나름대로 경제, 금융 공부를 시작 한 시간은 꽤 오래 되었지만, 경제 공부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금리, 미국 정치.경제 상황, 재정정책, 환율, 원자재 가격 동향 등 많은 부분에서 이해와 경제 상황까지 살펴야 하니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도 많다.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경제적 자유를 갈구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퇴직을 앞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우리들 개개인인 꿈꾸는 삶은 경제적 자유를 누리면서 여유있게 살아가는 '파이어족'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숙명이지만 막상 현실에서 파이어족의 목표를 이루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식 용어 중 필요한 부분을 정리해 봅니다.
- ROE : (Return of Equity) : 자기자본이익률 : 주주가 투자한 자본(기업이 소유한 자본)에 대하여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 했는가? 를 판단하는 지표이다. 즉,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자본시장에서 기업의 효율적인 수익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자기자본 이익률이 높은 기업이 주가도 높은 경향이 있다. ROE = (순이익/ 자기자본) * 100
한국 기업 7.98% / 미국 기업 14.90%
- PER : (Price to Earnings Ratio) : 주가수익비율 : 주식의 가격이 그 회사의 수익에 비해 얼마나 높은지 또는 낮은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다. 즉. 투자자들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주식이 적절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지 판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PER = 시가총액/ 순이익
- EPS : 주당 순이익 : (Earnings Per Share) : 기업의 순이익을 총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 EPS = 순이익/ 주식수
- PBR 주가 순자산 비율(Price to Book Ratio) ; 기업의 주가가 그 기업의 순자산가치에 비해 얼마나 고평가 또는 저평가 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PBR= 주가/ 주당 순자산가치
- 주주 환원율 : 기업이 순이익 중에서 주주에게 환원한 비율. 대표적으로 배당금과 주식소각 등 기업이 주주에게 환원하는 비율이다. 즉, 이 지표는 기업의 주주 친화 정책과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데 유용한 지표이다. 총 주주환원율= (배당금+자사주 매입) / 순이익 * 100
한국기업 29% / 미국기업 91%
- PEG : 성장기업 평가에 적합한 지표
-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 기고문 중 발췌) 한국 밸류업 지수 무엇이 문제인가?
첫째, 밸류업 지수에서 가장 큰 독소 조항은 ‘주주환원율’이다. 주주환원율은 ‘(자사주매입+배당)/순익’이라는 산식으로 구해진다. 기업이 주주에게 주는 것이 많으면 투자자에게 인기가 높아져 주가가 올라간다는 단순한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주주 환원’의 항목부터 틀렸다. 배당은 환원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자사주 매입은 환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갖고 있는 현찰로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사는 것이다. 즉 기업 보유 현찰과 자사 주식의 교환이다. 주주는 이 행위를 통해 기업으로부터 당장 받는 것이 없다. ‘환원’을 받으려면 주가가 올라 차익이 생겨야 한다. 그런데 주가가 오르는 것은 자사주 매입 때문이 아니라 그 후에 기업이 노력해서 가치를 창조하고 시장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동안 수요가 늘어나 단기적으로 주가를 올릴 수는 있다. 투기꾼은 이때 차익을 얻고 빠져나갈 수 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 자체가 중장기 주가를 올릴 이유는 전혀 없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텔의 경우를 보자. 인텔은 2011년 이후 10년 동안 약 800억 달러(약 100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중간에 주가가 올랐지만 지금 주가는 2011년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주주들은 그사이에 배당이라는 ‘환원’은 받았다. 그렇지만 자사주 매입 800억 달러로부터 받은 ‘환원’은 아무것도 없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영업이 어려운 와중에도 ‘주주 환원’을 한다며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했다. 2015년에는 61억 달러 적자를 봤는데도 11억 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2016년에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75억 달러 흑자로 전환했지만, 순익의 3배에 가까운 214억 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투입했다. 85억 달러의 배당까지 줘서 ‘주주 환원율’이 무려 403%에 달했다. 2017년에는 다시 85억 달러 적자로 돌아섰는데 25억 달러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하지만 2007년 180달러였던 GE 주가는 2017년 말 90달러로 반 토막 났다. 10년 동안 약 53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이 ‘환원’한 것은 주가 50% 파괴였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시작한 GE는 다우지수에 100년 넘게 가장 오래 편입된 회사라는 명성을 갖고 있었지만 2017년 다우지수에서 제외됐다.
둘째, 밸류업 정책이 추진되면서 또 하나 크게 주목받는 지표가 자기자본이익율(ROE)이다. 정부도 연초에 밸류업 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한국 상장기업의 ROE(7.98%)가 미국(14.85%)의 절반 수준이고 대만(13.58%)과 중국(11.48%)보다 많이 낮아 ‘자본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이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ROE가 주식 시장에서 통용되는 지표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ROE는 다양한 이유 때문에 달라지기 때문에 ROE가 왜 변했는지를 명확히 공시할 필요가 있다. ROE는 ‘당기순이익/평균자기자본*100’이라는 산식으로 구해진다. 자기자본의 주요 구성항목은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자사주다. 다른 항목은 플러스로 자사주 매입은 마이너스로 계상된다.
기업이 당기순이익(분자)을 높여 ROE가 개선되면 바람직하다. 그러나 자기자본이 줄어 ROE가 높아진다면 썩 좋은 일이라 하기 어렵다. 자기자본은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기댈 수 있는 보루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한국 기업들은 부채에 너무 의존해 성장했다며 자본 확충을 강요받았다. 그런데 지금 금융투자자들은 ‘자본 효율’을 높여야 한다며 자사주 매입이나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본을 줄이라고 압박한다. 경영자 입장에서 분자(순이익)를 늘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자기자본을 줄이는 것은 손쉬운 일이다. ROE가 밸류업 지표로 강조되면 경영인이 분모에 손대려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잉이다. 보잉은 2014년에 60억 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해 ROE가 46.3%로 올라갔다. 2015년에도 67억 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해 ROE가 68.7%로 껑충 뛰었다. 평균자기자본은 2014년 118억 달러에서 2015년 75억 달러로 3분의 1이 줄었다. 2016년에도 70억 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ROE는 140%로 치솟았다. 순이익은 전년과 비슷했지만 평균자기자본이 36억 달러로 반감했기 때문이다.
2017년에는 자사주 매입을 92억 달러로 늘렸다. 평균자기자본이 5억9000만 달러로 줄었고 ROE는 1443%로 10배 뛰었다. 2018년에는 ROE가 13만750%라는 터무니없는 수준으로 올라갔다. 순이익이 증가하는 가운데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배당으로 평균자기자본이 간신히 플러스를 넘겼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는 ROE를 계산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6억4000만 달러의 적자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ROE는 의미가 없다. 적자 폭이 급격히 커지면서 평균자기자본이 2019년(-45억 달러)과 2020년(-135억 달러), 2021년(-167억 달러)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보잉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금융 시장에서 350억 달러를 조달하겠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부채는 이미 2018년 106억 달러에서 2023년 471억 달러로 5배 가까이 뛴 상태이다. 보잉의 터무니없이 높은 ROE는 ‘자본 효율화’가 아닌 ‘자본 파괴’의 결과였다. 분모를 건드려 ROE를 쉽게 높이고 싶은 유인은 어느 경영자에게나 있게 마련이다. 시장 참가자가 기업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ROE 자체만 내놓는 것이 아니라 ROE 변화가 분자 때문인지 분모 때문인지를 명확하게 공시해야 한다. 그래야 혼선이 줄어들고 경영진이 분자 늘리기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밸류업’이 되면 기업에도 좋고 주식 투자자에게도 좋은 일이다. 그렇다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제대로 찾아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 유일한 방법은 중장기 총주주수익률(TSR)을 어떻게 높일지를 놓고 직접 소통하는 것이다. 주주는 배당으로 수익을 얻기도 하고 주가 차익으로도 돈을 번다. 배당과 주가 차익을 합쳐서 본 수익률이 TSR이다.
지금 밸류업을 추진하는 이들은 TSR을 중심에 놓아야 하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주주 환원율이나 ROE 같은 ‘중간 실행지표’로 상장사를 ‘압박’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밸류업 지수’에 그런 생각이 상당히 반영돼 있다. 그러나 주가를 올리는 일은 복잡한 일이다. 한 가지 지표를 올리면 주가가 따라 올라가는 일차 방정식이 아니라 여러 가지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고차 방정식이다. 고차 방정식을 마치 여러 개의 일차 방정식인 것처럼 풀려면 문제도 풀리지 않고 부작용만 커진다. 지표나 지수로 기업을 줄 세우기만 쉬워지고 줄 세우는 사람들이 권력을 행사하기 쉬워질 뿐이다.
실제로 주식에는 배당주도 있고 성장주도 있다. 배당주에 고성장을 기대할 수 없고, 성장주에 고배당을 기대할 수 없다. 포트폴리오 투자자는 서로 다른 성격의 주식을 잘 섞어 수익률을 높이는 한편 위험도 관리한다. 밸류업에도 똑같은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근거 없는 ‘주주환원율’ 지표를 들이대며 “주주에게 많이 나눠주면 주가도 올라가고 경제도 좋아진다”는 비(非)논리를 강요하면 안 된다. 왜 많은 사람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비판적이었으면서, 정부가 바뀐 뒤 똑같은 논리 구조의 ‘우파 소득주도 성장론’에 포획돼 있는가.
경영인에게 단기 주가 상승은 경영 목표가 될 수 없다. 기업의 장기 생존을 책임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단기 주가 상승을 요구하는 것은 배임을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중장기 주가 상승은 이들도 함께 풀어야 하는 고차 방정식이다. TSR을 높이기 위한 직접적인 방법을 놓고 경영인과 금융투자자, 정책 당국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배당이나 상속세율 등 규제가 문제 된다면 이것 또한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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