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맥, 종주 산행은 도전이다

(영남 알프스 종주) 하늘 억새길을 무박으로 종주하다

by 자유인(남상) 2022. 10. 30.

- 영남 알프스 하늘억새길 종주 지도 -

- 영남 알프스 하늘 억새길 종주 산행을 다녀 왔습니다. 처음 입니다.

-  2022년 10월 30일(일) 금강 산악회. 팔공님과 함께. 죽전마을-사자평-재약산-천황산-천황산 케이블카-능동산-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간월재-신불산-신불재-자연휴양림 주차장 코스. 전체 산행거리 26키로 입니다.

- 오늘 일요일은 한번쯤 다녀오고 싶었던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종주 산행을 다녀 옵니다. 지난주 금강 산악회에 신청을 하고, 긴장합니다. 토요일 밤 10시에 대전 반석역에서 산악회 버스에 올라 탑니다. 팔봉님과 함께 하기로 합니다. 오랜만의 무박 종주 산행 입니다. 낮에 계룡산 산행 후 낮잠을 자지않고, 버스에서 숙면을 취하기로 합니다. 다행히 설핏 잠이 들었고, 휴게소에서 1시30분경 간단하게 밥을 먹고 이동합니다.

- 새벽 2시 30분경 죽전마을에 도착합니다. 사자평을 올라가는 1코스로 산행을 시작 합니다. 9명 정도 이 코스를 도전 합니다. 생각보다 기온이 낮지않아 다행 입니다. 선두를 따라 힘차게 오르막 길을 올라 갑니다. 새벽 3시경에 이게 무슨 129하고 속으로 생각 합니다. 산에 미친놈들이라 여겨 봅니다. 40여분의 초반 오르막길을 올라 사자평 입구 삼거리에서 바람막이를 벗습니다. 잠깐 가는비가 오기도 합니다.

- 여기서 30여분동안 사자평 평원을 가로질러 어둠속을 이동합니다. 무사하게 등로를 찾아 다시 재약산 등로에 입성해 1.5키로 구간의 오르막과 거칠고 어려운 재약산 데크 오르막을 끈임없이 올라 갑니다. 아마 국내 여러 산들 중 이런 긴 데크길이 많치 않을 것입니다. 자연보호를 위해 괜찮은 아이디어 이지만, 이 코스를 올라가는 우리들은 죽을 맛 입니다. 가도가도끝이 없는 데크 계단이 엄청납니다. 평속 1키로로 유지하면서 끝까지 이 데크길을 올라갑니다.

- 재약산 정상에 드디어 도착 합니다. 산행한지 거의 2시간이 경과 하였습니다. 어둠속에서 우리 산행팀의 다른 일행분 2분이 다른코스로 이곳 재약산에 올라 서로가 인증샷을 찍어 줍니다. 어렵게 첫번째 정상에 올라 섰습니다. 이 새벽에 이게 뭔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이어서 다음 정상인 천황산으로 이동합니다. 갑자기 가는비가 내리고 기온이 확 떨어지는 느낌 입니다. 서둘러 이동 합니다.

- 아직도 한참 어둠속 입니다. 천황산에 도착해 인증을 하고, 바로 이동합니다. 기온이 너무 내려가 머물수가 없습니다. 부지런히 걸어야 합니다. 케이블카 정상까지 이동하고, 다시 능선길로 나아 갑니다. 이곳에서 헤더램프가 빛을 잃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팔공님과 함께 조심스럽게 이동합니다. 이런 불상사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완전하게 헤더램프 충전이 안되었나 봅니다. 다행히 일행이 있어 함께 할 수 있습니다.

- 어느새 능선길을 이동하는 도중 서서히 여명이 밝아 옵니다. 이제는 헤더램프가 없어도 산행하기 불편하지 않습니다. 조금 기온도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산행한지 4시간이 지나갑니다. 길에서 잠시 쉬어가며 간단한 간식을 먹고 에너지를 보충하고 이동하기로 합니다. 이제 날도 밝았고, 기온도 올라 걷기에는 불편함이 없습니다. 능선길이라 이동하기도 편합니다.

- 4키로 이상을 이동해 능동산 정상에 다다릅니다. 이곳에서 인증하고, 조금만 더 힘을내서 배내고개에 도착 합니다. 평소에는 이곳 배내고개에서 양쪽으로 간월, 신불산 코스와 재약, 천황산 코스로 나뉘어지는 기점 입니다. 평소에는  항상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하기에 오늘 첫 오르막 구간으로 정해진 재약산 산행이 매우 힘든 코스란 것을 알게 됩니다. 팔공님과 의논해 배내고개 휴게소에서 아침으로 라면과 막걸리 한잔하고 갑니다. 배가 든든하게 채워지니 졸음이 쏟아 집니다. 무박 산행의 어려움이 나타납니다.

- 휴게소에서 이태원 참사 소식을 접합니다.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어제 새벽부터 시작한 산행내내 짙은 안개와 흐린날이 아침에도 여전 합니다. 이제는 한치앞도 보이지 않은 상황 입니다. 오늘 조망은 포기하고, 오히려 비를 걱정할 날씨로 바뀝니다. 일기예보와 완전 엇나갑니다. 다시 힘을 내서 2번째 구간인 간월산, 신불산 코스로 오르막 구간을 이동합니다.

- 이곳은 첫번째 봉우리가 배내봉 입니다. 낙동정맥 인증 구간 입니다. 1.5키로 이동하면 도착 합니다. 배내봉 정상에서도 역시 하늘은 완전한 안개 투성 입니다. 어제밤 야간 산행내내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날이 밝아서는 아주 짙은 안개와 흐린날씨로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작은 싸락비가 내리기 시작 합니다. 길이 미끄럽습니다.

- 산행한지 7시간이 지나고, 거의 18키로 구간에 간월산에 도착 합니다. 배내봉에서 간월산까지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힘겹게 도착 합니다. 날씨가 좋지않아 산행객들은 거의 없습니다. 이곳 간월산에서 간월재까지 하강하며 안전하게 내려섭니다. 간월재는 이런 악천우 속에서도 수많은 인파들이 긴 줄을 서서 휴식과 간식을 먹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산꾼들은 오늘 단풍구경을 왔지만, 일기예보가 엇나가 완전 곰탕인 날씨로 실망과 아쉬움을 안고 이곳 간월재에서 집으로 되돌아 갈 것입니다.

- 잠시 휴식하고, 신불산을 향해 마지막 힘을 내서 어렵게 어렵게 오르막 구간을 올라 갑니다. 이제 20키로가 다가오고, 이 즈음의 오르막 구간은 아주 힘이 듭니다. 끊임없이 자신과 싸우며 오르막을 쉼없이 꾸준하게 올라가야 합니다. 중간에 힘들다고 잠시 쉬어가면, 오르막 구간이 더욱 힘들어 집니다. 데크계단길을 쉼없이 올라가 마침내 신불산 정상에 도착 합니다.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껴 봅니다. 하지만 날씨와 산행은 점점 어려워 집니다. 잠시 인증하고 바로 이동 합니다.

- 이제는 한치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기온도 떨어지고, 가랑비가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습니다. 신불재까지 이동해서 의논을 하고, 아쉽지만 영축산 산행은 다음기회로 미루기로 합니다. 바닥이 미끄럽고, 비가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고, 더군다나 날씨가 완전 곰탕이라 볼거리가 전혀 없습니다. 결단하고, 바로 신불재에서 자연휴양림으로 내려 서기로 합니다.

-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4키로 이상을 하강하는 코스이고, 길이 아주 미끄럽고 험합니다. 자칫하면 사고가 날수도 있습니다. 하강구간의 경사가 아주 가파른 곳이 많습니다. 무릎도 조심해야 합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꾸준하게 하산길을 재촉합니다. 마침내 1시경 신불산 자연휴양림 입구까지 내려 섭니다. 의자에서 잠시 간식을 먹고 쉬어 봅니다.

- 그런데, 택시가 한대 있습니다. 빈차 입니다. 타기로 합니다. 버스 기사님과 연락해 산악회 버스가 있는 곳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합니다. 기온이 많이 낮아졌고, 보슬비가 지속적으로 내려 어디서 기다리던 힘들거라 생각하고 버스까지 이동하기로 합니다. 이 결정이 신의 한수 였습니다.

- 나중에 산행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찍오신 분들은 밖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고, 다른 곳에 내리신 분들은 아스팔트 길을 많이 걸었다고 합니다. 우리팀은 아주 행운을 얻어, 이 마지막 시간을 안전하고 따듯한 곳에서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뒷풀이 막걸리 한잔하고 버스에서 자면서 대전으로 이동했습니다. 좋은 경험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