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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은 등산인의 꿈이다

(백두대간 19) 조침령-한계령 구간(북진)

by 자유인(남상) 2022. 11. 6.

- 백두대간 조침령에서 한계령 구간을 다녀 왔습니다.

- 블랙야크 백두대간 인증산행 19번째 산행 입니다. 이 구간 처음 입니다.

- 2022년 11월 6일(일) 산타라 산악회 8명. 조침령-양수발전소- 북암령-단목령-점봉산-망대암산-UFO바위-인제군 경계도로-오색령(한계령) 휴게소 코스 입니다. 산행거리 25키로미터 입니다.

 

 

 

- 어제 블랙야크 100대 명산 완등 산행을 마무리 하고, 무사하게 집으로 돌아온 시간이 오후 7시 30분 경 입니다. 어제 하룻동안 스스로 운전한 거리가 520키로미터 입니다. 2개산을 등산하는 것보다 운전하는 시간이 더욱 힘든 하루 였습니다. 빨리 씻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바로 잠을 청합니다. 밤 11시에 일어나 강원도 인제의 백두대간 산행이 약속되어 있습니다. 제 스스로가 생각해도 미친짓 입니다. 집사람과 아이들도 혀를 끌끌 찹니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 난리들 입니다. 그래도 나는 행복 합니다.

- 11시에 일어나 산행 준비를 하고, 큰아들이 대전 반석역에 데려다 줍니다. 땡큐. 큰아들...늘 함께하는 파란하늘님과 법안님을 만나 버스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눕니다. 새로운 버스 기사님을 뵙습니다. 회원들을 모두 태우고, 강원도 인제로 이동 합니다. 버스에서 눈을 뜨니 산대장님이 "남상님.. 오늘 여기 홍천까지 2번째 오는 길이라 놀립니다." 아.. 트랭글에서 산행 기록을 보고, 어제 혼자 다녀온 100대 명산 이야기를 이어 갑니다. 꼄연쩍은 순간 입니다. 그냥 갑작스런 생각에 다녀왔다고 얼버무려 봅니다.

- 4시경 백두대간 산행을 시작 합니다. 8명의 산에 미친 용사들 입니다. 새벽녁의 강원도 밤하늘의 별빛이 아주 선명 합니다. 기분좋은 경험 입니다. 조침령까지 아무말 없이 이동 합니다. 오늘은 조침령 인증도 불가 입니다. 산불방지 기간이라 인증이 되지않는 기간 입니다. 우리는 아랑곳 하지 않고, 강원도 설악산 권의 마지막 비탐 구간인 이곳 조침령에서 한계령을 넘어갈 생각 입니다. 대간길을 걸어가는 것이 더욱 큰 의의를 느낍니다.

-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국공들의 불침번을 무사하게 피해야 하기에 새벽 산행을 선택 했습니다. 산타라 대장님의 노고가 대단 하십니다. 산대장은 그런 책임감이 있습니다. 8시 이전에 단목령을 지나야 합니다. 국공들 출근전에 단목령을 피해야 하고, 마지막 한계령 도로를 무사하게 탈출해야 과태로 없는 무사 산행을 마칠 수 있습니다. 오늘 산행의 작은 목표 입니다.

- 새벽 산행은 머리에 둘러쓴 헤더랜턴이 필수 입니다. 묵묵하게 발걸음을 재촉 하면서, 추위와 고독함을 이겨내야 합니다. 겨울 초입의 새벽은 역시 쌀쌀 합니다. 옷들을 껴입고, 방한 준비를 하고 산행을 시작 합니다. 간단하게 조침령 사진을 남기고, 힘차게 산행을 이어 갑니다. 다행히 단목령까지 10키로 구간 이지만, 높은 봉우리와 심한 오르내림이 적어 산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무한한 새벽 산길을 함께하는 산행 동료들과 교감만 있을 뿐 입니다.

- 초반 어둠속에서의 산행 기억은 5키로 정도를 이동한 후 좌측편으로 양수발전소 불빛이 희미하게 보이고, 오른쪽에서 보이는 작은 양양 시내의 불빛들과 함께 합니다. 정확하게 위치가 어느 동네인지 모르겠습니다. 쉼없이 빠른 걸음으로 끝없는 능선길을 3시간 가량 걸어 갑니다. 시간 감각과 공감 감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저 걷고, 또 걷습니다. 다른 동료들도 비슷한 생각일까? 갑자기 궁금해 지기도 합니다.

- 새벽 여명이 서서히 일어날 때 쯤 북암령 이정목에 도착 합니다. 헤더랜턴을 끕니다. 다행 입니다. 그래도 해가 뜨고, 날이 밝아오니 기분은 한결 좋아 집니다. 기운도 나는 것 같습니다. 밤의 침묵과 공기가 확실히 낮의 따뜻함과 밝음에 비기지 못합니다. 기분좋은 아침의 느낌을 오랜만에 가져 봅니다.

- 이제 부터는 밝은 하늘에서 산행을 이어 갑니다. 10키로 구간을 지나 12키로 쯤 되니 드디어 단목령에 도착 합니다. 앞서 산대장님이 먼저 이동해 국공들의 상황을 파악 합니다. 다행히 아직 국공 출근 전 입니다. 안심하고 되살아난 여유로움으로 주변을 샅샅이 사진에 남겨 봅니다. ㅎㅎ 웃긴 장면 입니다. 국공의 존재와 과태료의 위험이 상존하는 장면 갔습니다.

- 잠시 숨을 돌리고, 한템포 늦추어 갑니다. 이제 부터는 본격적으로 점봉산까지 약 6키로 미터를 이동해야 합니다. 마지막 점봉산 오르막 구간에서는 아주 힘든 구간이 기다립니다. 그래도 무사하게 국공을 피해 단목령까지 왔다는 것에 안심합니다. 그래도 지금부터는 여유있게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 점봉산을 향해 이동 합니다. 오르막 구간을 지나 능선길과 오르내림을 반복하지만, 초반 조침령에서 단목령까지의 이동 거리에 비해 여유로운 산행 입니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훨씬 큰 것 같습니다. 잠시 2키로 이상을 이동하니, 설악산 오색에서 올라오는 삼거리가 나타 납니다. 4-5년 전 처음으로 점봉산을 올랐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당시 혼자서 야간 점봉산 산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걱정이 많았지만, 갑작스런 한무리의 서울 산행팀을 만나 함께 산행을 하면서 무사하게 점봉산 첫 산행을 어렵게 마무리한 경험이 떠오릅니다.

- 그때를 회상하면서 잠시 경치를 둘러 봅니다. 설악산 대청봉과 귀때기청봉의 모습을 담은 서북능선이 선명 합니다. 참으로 귀한 조망 입니다. 이곳 점봉산 구간은 오래된 비탐 구간이라 백두대간을 진행하는 산꾼들에게는 힘들고 곤란한 구간입니다. 국공들을 피해야 하고, 비탐구간을 적절한 시간에 빠져 나와야 하고, 위험한 구간을 안전하게 진행해서 무사하게 산행을 마쳐야 합니다.

- 때로는 대간꾼들을 탈법적인 사람들로 만들기도 합니다. 서서히 점봉산 정상이 눈에 보이기 시작 합니다. 마지막 힘들고 어려운 오르막 구간을 올라 갑니다. 5시간 가량을 힘든 산행을 이어 왔습니다. 이제 목도 마르고, 쉬어갈 타이밍 입니다. 다행히 정상에서 항상 존재하는 무서운 점봉산의 칼바람도 오늘은 아주 약합니다. 복받은 점봉산 산행 입니다.

- 아주 행복 합니다. 바람도 약하고, 멋진 설악산을 반대편에서 보는 조망도 아주 멋집니다. 이곳에서 보는 대청봉의 모습이 아주 밋밋합니다. 오히려 귀때기청봉이 아주 멋진 모습을 드러냅니다. 서북능선의 조망도 정말 멋집니다. 오대산권은 구름에 잠시 가려져 보이지 않습니다. 참으로 멋지고 귀한 정상부 조망 입니다. 또다시 점봉산에서 보는 설악산의 조망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주 귀하고 귀한 시간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귀하고 귀한 멋진 조망들을 눈에 가득 가득 담아 봅니다.

- 단체 사진도 남기고 따듯한 햇빛을 벗삼아 식사를 합니다. 점봉산 정상에서 하는 식사가 보람 찹니다. 충분하게 휴식하고, 충분하게 경치도 구경하고, 다시 길을 재촉 합니다. 망대암산까지 이동 합니다. 30분 정도 이동하면 망대암산 정상 입니다. 그런데, 정상석이 없어졌습니다. 누군가가 정상석을 없앤 모양 입니다. 이해는 하지만,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 오늘 대간 길은 대부분이 비탐 구간이라 산행하는 내내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작게는 국공들의 눈을 피해야 하는 것과 크게는 이렇게 멋진 우리나라 자연을 안전하게 걸을 수 없다는 점에 아쉬움이 많습니다. 빨리 정상적인 개방과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ufo바위도 무사하게 지나 갑니다.

- 잠시 숲길을 지나 마지막 위험한 암릉 바위 구간을 지나야 합니다. 비탐 구간이면서도 아주 위험한 급경사와 날카로운 암릉으로 이루어진 코스라 엄청 신경이 쓰입니다. 등산로 표시를 위한 리본들을 따라 조심스럽게 이동하지만, 긴장을 늦출수가 없습니다. 첫번째 산행에서도 여기 즈음에서 길을 잃고 헤메다가 계곡을 겨우 건너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 이 즈음 산대장님이 낙엽을 밟아 미끄러져 작은 부상을 당했습니다. 손가락과 무릎에 부상 입니다. 산에서는 언제나 누구나 겸손해야 합니다. 일행들이 매우 긴장 합니다. 모두들 다시한번 주의를 하고 조심스럽게 산행을 이어 갑니다. 본격적인 위험 구간에 앞서 벌어진 일입니다.

- 다행히 리본들을 따라서 안전하게 이동하지만, 몇번의 짧은 알바를 경험 합니다. 긴장을 늦추면 아주 위험한 구간 입니다. 최근들어 산행한 기억중 가장 위험한 코스 입니다. 바위 암릉구간을 무사하게 지나고, 뒷사람들에게 조심스럽게 길 안내 전화를 드립니다. 다행히 뒷쪽의 일행들도 무사하게 이 구간을 지나 왔습니다.

- 산대장님이 앞서 와서 일행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로까지 내려가서 국공의 상황을 파악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든 일행들이 도착하고, 동시에 철조망을 지나 도로까지 안전하게 내려 섭니다. 다행히 국공들이 없습니다. 이제야 오늘 산행의 무사 완등을 자축 합니다. 참. 작은 일에도 이런 새로운 느낌이 있습니다.

- 도로에서 대관령까지 걸어서 이동 합니다. 이 도로구간도 결국은 대간길 입니다. 안전하게 대관령에 도착해 단체 인증 사진을 찍고,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원통리에서 족발과 소주로 이런 점심겸 저녁을 먹고 이동 합니다. 이 자리에서 어제 완등한 블랙야크 100대 명산 축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한 일 입니다. 함께한 일행들과 즐겁고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알차게 마무리 합니다.